달이가 생후 15개월째로 접어든다. 얼마전이 돌이었나 싶었는데, 벌써 2개월이 훌쩍 지난 것이다. 아기 발달단계에 있어서 필요한 충분한 자극을 제공해주지 못한 듯 싶어 다시금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서도.
달이의 발달상황은 급속도로 진행중임을 느낀다. 13개월이 지나면서 걷기 독립을 선언한 달이.
달이가 둘째다보니, 많은 부분을 별이와 비교가 자연스럽게 된다. 별이는 무척이나 발달 속도가 빨랐다. 아마 태아때부터 많이 준비된 상태로 세상을 만났을 듯 싶다. 그에 비해서 둘째 달이는 무척이나 느린 느낌을 받았다. 그동안 몇번 씩이나 ‘너무 느린것 아닌가?’ 하며 걱정을 하기도 했다.
달이 임신중에는 몇번의 사건사고가 있어서 그게 항상 마음 찜찜하게 작용했는데, 계획 임신도 아니였기에 준비되지 못한 상태였으며 임신 중 몇번의 큰 스트레스들, 그리고 옆집의 대마초 사건등등. 아마 달이의 발달 단계는 보통의 아이들과 다르진 않을 것 같다.
15개월째 접어드는 달이는 아직도 말이 터지지 않았다. ‘아아아..’, ‘어어..’ 등으로 손가락으로 지시하면서 의사표현을 한다. ‘엄마’나 ‘아빠’와 같은 단어 발음을 아직 근처에도 못갔다. 3개월도 안되서 ‘아빠’ 를 정확하게 발음한 별이에 비하면 한참 늦다. (물론 별이도 그때 순간이었고 말이 터진 것은 한참 후였다)
하지만 최근 몇일 사이에 부쩍 발달에 가속도가 붙나 싶을 정도로 빠른 것을 느낀다. 한달 전만해도 입으로 바람을 부는 것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던 달이가 3일만에 바람을 부는 방법을 터득한다. 오늘 아침에는 별이의 리코더를 만질려고 하는 달이에게 오랜만에 피리를 주었더니 힘차게 불더라.
어제는 집에 들어가는데 ‘안녕하세요~’ 라고 하니 다리를 구부리며 허리를 굽힌다. 엄마가 어제 밖에서 산책할 때 주위 사람들에게 인사하면서 알려준 인사법이다. 그때는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저녁에 아빠에게 한 것이다.
또한 ‘책을 가져다 주라’ 라던가 ‘우유통을 가져다 주라’고 하면 말을 알아듣는지 했다고 한다. 인지력은 다행히도 정상 발달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대견하고 다행이기도 하다. 말을 빨리 하는 것이 중요하지는 않다. 뇌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보니 아이가 말을 늦게 하는게 큰 걱정거리가 아니란 것도 알겠더라. 우뇌의 충분한 발달을 생각한다면 말이 빨리 트인다는 것이 그닥 중요하진 않아 보인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고혈압 증상이 있는 와이프가 하루종일 달이와 씨름을 하는게 걱정이다. 아직 달이는 원하는게 있으면 말로 표현을 못하고 소리를 지르는 중이다. 자신이 원하는 게 있는데 해주지 않으면 소리를 지른다. 소리가 왜 그리도 큰지 분명 조만간에 아파트 옆집에서 한소리 할 것 같다. 자신의 주장이 분명하고 원하는 것을 취하고자 하는 열정이 대단해 보인다. 이것도 별이와는 완전 반대다. 별이는 기다릴줄도 알았는데 달이는 기다림에 대해 아직 인지되지 못한 상태로 RAW 하다.
내가 별이 통학을 도와주느라 아침에 나와서 오후 늦게 들어가니 주중에는 달이와 함께 할 시간이 별로 없다. 와이프는 달이와 씨름하느라 하루가 정신없이 간다고 한다. 아이를 케어하는 엄마든 아빠가 안정적인 상태가 되어야 아이에게도 충분한 자극을 제공할 수 있을텐데 그게 안되고 있어 걱정이었다.
한국에 들어와서 미니멀리즘을 실현하자고 했던 것도 작은 공간이라도 달이를 위해 꾸며볼까 했던 생각도 모두 꽝! 이다. 현재 집안 모습을 보면 어수선하고 정신없다. 분명 달이도 주변의 어수선함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카드놀이에도 집중을 못 하는 것 같다.
여러 방법을 고민해보다 내가 주중 몇일이라도 달이를 데리고 나와서 시간을 보내고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별이 학교 주변에 오피스텔을 알아보고자 어제 부동산 한곳을 방문했다. 별이 학기중에만 이용해야해서 3개월 정도 단기 물건이 없는지 물어보니, 저렴한 가격을 찾는 나의 행색이 남루해 보였는지 그 부동산 젊은이는 상담을 대충하는 듯 보였다.
그래도 3개의 원룸을 보여주긴 햇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쇼잉이 끝난 후에 설명해준다며 바쁜 걸음으로 재촉하던 젊은이, 쇼잉 후 ‘지금 바쁘니 생각해 보고 연락을 달라’며 뒤 돌아서 먼저 가버린다. 인사도 없이.. 허.. ‘이건 뭐지?’ 라는..
어쨋건 작은 오피스텔을 하나 사거나 임대를 할까 싶었는데, 단기 임대는 계약시 11만원 수수료와 만료시 11만원 추가 수수료, 청소비 6만원 정도가 있다며 이 동내가 보통 그렇다고 하던 부동산 젊은이 덕분에 임대는 고려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달이 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줄려면 집 쪽이던 학교쪽이던 공간이 필요하긴 한데 말이다. 좀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뇌 관련 내용을 공부하다보니 아이의 발달단계도 조금씩 더 잘 이해가 되는 것 같다. 다행히도 달이는 정상적인 발달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 같다. 현재까지는 아기발달단계 이상무!!